Q&A

번역아카데미

AI 번역기 '도다리' 개발자입니다

답변
완료

  • 작성자신우강
  • 등록일2024-04-18
고민을 하다가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AI시대에 번역가는 사라지게 될까요?'라는 영상을 보았거든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는 크몽(개인간 재능 거래 사이트)에서 'AI를 이용한 번역 서비스' 승인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들은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품질이 좋고 속도가 빠르고 가격이 싸도 'AI번역'은 안된다 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든 번역기 '도다리'는 공개소프트웨어입니다.
https://github.com/vEduardovich/dodari
누구나 자신의 컴퓨터에서 AI번역을 돌릴 수 있습니다. 며칠만에 다른 개발자들에게 star를 160개나 받았습니다(이거 꽤 어렵고 명예로운 일입니다)

도다리는 전자책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서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요.
다만 번역품질이 떨어집니다. 일반 모델을 사용하거든요. deepL에 준하는 좋은 모델을 쓸수도 있지만 그걸 사용하려면 아주 좋은 컴퓨터와 리눅스라는 어려운 os가 필요하거든요.

저는 이걸 크몽에서 서비스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좋은 컴퓨터를 가지고 있고 꽤 괜찮은 개발자니까요.
최신 AI기술을 몽땅 적용하여 거의 deepL에 준하는 품질로 500쪽이 넘는 AI 프로그래밍 책을 15분안에 번역 완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럼에도 AI 번역은 많이 부족합니다.
말투가 계속 바뀌고 환각현상도 자주 발생합니다. 번역 전문가 분들의 손길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AI번역기는 일반사람들보다 번역전문가 분들에게 더욱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AI는 실력 없는 개발자들에겐 거의 도움이 안돼요. 반대로 실력 좋은 개발자들에게는 잡일을 도와줄 초급 개발자를 여러명 붙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 같은 영어 까막눈보다 전문 번역가 분들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될거라는건 아주 당연해 보입니다. 저는 틀린 번역을 봐도 틀린 줄 모르고 절묘한 번역을 봐도 절묘한 줄 모르거든요.

저는 지금이 바로, AI를 더욱 이해하고 더욱 가까이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장은 정말 미친듯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번역 전문 카페에 이런 내용을 알리고 공개소프트웨어니 직접 받아서 사용해보시길 권유할때마다 너무나 차가운, 약간의 '적개'까지 받으며, 지금 내가 무언가 나쁜 것을 만들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자괴감까지 들었습니다.

AI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발전할 것입니다. 그 전에는 우리가 번역하지 않았던 것들까지 모두 번역하기 시작할것입니다. 그래서 번역 시장이 작아지는게 아니라 반대로 폭발적으로 커지게 될 겁니다. 의료 기술의 발전이 환자를 줄인게 아니라 오히려 환자를 크게 늘인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적어도 지금 현재의 AI는 세상을 글과 이미지와 파동으로만 배우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오감 중 시각과 청각만 있습니다. 아직 후각, 미각, 촉각이 주는 경험이 전무합니다(나중에 로봇이 대중화 되면 달라지긴 하겠죠). 게다가 그들에겐 인간의 오욕이 없습니다. 우리 인간은 오욕때문에 인간의 정체성이 정해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AI는 어떠한 욕망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 녀석은 간절히 바라는게 없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번역가가 이 차이를 메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잠시나마 느꼈던 저의 자괴감이 틀린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나쁜걸 만들고 있는게 아닙니다.
우리 도다리가 미움받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도다리라는 이름도 '도움을 주는 다리'라는 뜻으로 mixtral8x7b라는 AI모델이 이름 잘 지엇다고 칭찬까지 해준 이름입니다.

이렇게 제 정신승리로 결론을 맺습니다.
혹시라도 추가로 개발해주었으면 하는 거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환영합니다.

담당자 답변

학사운영팀

2024-04-19

안녕하세요, 'AI를 이용한 번역 서비스'를 공개 소프트웨어로 개발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저희로서는 현재 개발이 필요한 것은 없으나 알려주신 내용을 잘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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